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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 TPM Meet-Up 참석 후기
    일상 2025. 4. 20. 20:08

     

     

    우리 회사는 PM이 없다. PO는 당연히 없으며 기획자도 없다. 하지만 그 외의 직군들끼리 여러가지 제품을 만들다보니 자연스럽게 PM의 직무를 누군가가 맡게 되었다. 그게 나였다. 그때부터 정체성의 혼란이 왔다. 내가 하는 일이 PM이 맞는가? 나는 디자이넌데 이런 일을 하며 디자인에 시간을 쏟지 못하면 내 커리어는 조금씩 꼬이고 있는게 아닌가? 나는 원래도 제너럴리스트였는데 이젠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제너럴리스트가 되어 이도저도 아닌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닌가? 어떡하지? 내 적성에 맞지도 않는 일인데...

     

    이런 심정으로 1년을 보냄

     

    그래서 작년 한해 회사 밖에서 방황을 제법 했다. 회사 안에서야 일해야되니까 잡생각 그만두고 일만 했지만, 누군가에게 이게 맞냐고 묻고 싶었다. 그 갈망을 채우려 강의도 듣고, 책도 읽고, PM 모임에 나가서 다른 PM들에게 여쭤보기도 하며 1년이 지나갔다. 그렇게 밖에서 방황하며 얻은 결론은 그게 PM이 맞고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단 것이었다. 그때부터는 체념 30 납득 50 근자감 20 정도로 주어진 일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 와중에 회사에서 나보다 정체성의 혼란을 더 크게 겪고 계셨던 동료 개발자분이 있었다. 이분은 제품과 도메인에 대한 이해도가 탁월하시고 정리까지 잘하셔서 PM을 맡게되셨고 옆에서 보기에도 정말 잘하셨지만 본인의 직무변경에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하셨다. 비슷한 위치에 있던 우리 둘은 가끔 서로의 고충을 위로해주는 정도로 살다가, 어느날 좋은 행사가 열리니 같이 가보자고 그분이 먼저 제안해주셨다. 그렇게 TPM 밋업에 신청하게 되었다.

     

     

    행사는 원티드 본사에서 진행되었다. 총 5분의 외부 연사께서 발표를 해주셨으며, 연사와의 대담 후 네트워킹 시간이 별도로 있었다. 확실히 원티드가 이런 행사를 주최해본 경험이 많아 그런지 진행이 아주 매끄러웠고, 네트워킹은 2번의 테이블 변경이 있어 다양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는 점이 특히 좋았다. 

     

    행사 시작에 앞서 원티드 대표님이 심금을 울리는 개회사를 해주셨다.

    단순히 기술 프로젝트를 매니징 하는게 아니라,
    다른 팀원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잘 일하게 할 수 있는지
    플랫폼의 복잡한 문제들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많은 가능성을 가진 역할이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직업이 바로 TPM이다.

     

     

    그럼 정말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던 세션 5개의 후기부터 적어본다.

     


     

     

    1. 토스 TPM이 일하는 방식과 그 진화 과정 - 토스의 임희진님

    토스에서 왜 TPM이란 직무가 생겼는지 부터 무슨 일을 하고, 앞으로 어떤 혁신을 만들어낼지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였다. 들으며 느낀 것은 정말 토스답다, 왜 좋은 기업 문화의 선두주자로 꼽히는지 알겠다 였으며 정말 토스의 혁신에는 경계선이 없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토스의 성공방정식은 무한대에 가까운 실험 모수이며, 그 실험의 속도와 양을 더욱 빠르게 늘리기 위해 TPM이 필요했고, 그들이 업무의 경계 없이 제품 고도화, 운영 효율화, VOC, 기술부채를 해결하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나가는 것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몇가지 인터널 제품의 사례를 소개해주셨는데 와... 토스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우리가 만드는게 최고의 제품이야. 다른 누구도 우리만큼 고객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없어. 금융? 우리는 그 경계를 이미 넘어섰어. 그런 자신감이 느껴졌고 자신감을 느낄만한 제품들을 토스는 지금도 만들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작년에 회사에서 쓰는 PG사 변경 프로젝트를 담당하였는데, 가능한 선택지 중 우리의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해줄 수 있는게 토스PG여서 거길 택했고 현재 개선된 결제 성공률 및 수수료 절감 지표를 매월 확인하고 있다. PG 담당자들과 일을 하면서도 배운 점이 많지만, 토스는 정말 대단하고 멋진 기업 문화를 가진 회사임을 세션을 통해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2. Why TPM exists : 회사에서 TPM을 뽑지 않는 이유 - 버킷플레이스의 이강원님

    밋업에 오기 전 랜딩페이지만 봤을 때 가장 기대가 되는 세션이었다. 왜냐면 우리 회사도 PM을 뽑지 않고 내부에서 전향시켰기 때문이다. 내가 정체성의 혼란을 한창 겪던 작년 여름, C레벨께 저는 이 업무를 잘 못하고 맞지 않으니 밖에서 PM을 뽑아주세요 했다가 들은 소리가 지금 PM을 뽑아도 너만큼 도메인과 제품을 이해하는 사람을 뽑는건 불가능하다, 그러니 너가 계속 해야된단 말이었다. 대부분의 회사가 비슷한 이유로 PM(혹은 TPM)을 뽑지 않고 내부에서 만든다고 한다. 그래서 세션 제목을 보고 어떤 내용일지 가장 기대가 되었다.

     

    세션의 주 내용은 스타트업의 생애주기에서 TPM이 자연발생하는 순간, 그리고 각 시대의 TPM이 어떤 역량을 갖추고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하는지였다. 스타트업의 생애주기는 총 5단계로 소개해주셨는데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진행되어 너무 재밌게 들었다 ㅎㅎ 스타트업은 "탄생 - 제품의 시대 - 채용의 시대 - 목표의 시대 - 속도의 시대 - (보통 여기서 망하거나, 스타트업의 태그를 뗀다) - 확률의 시대" 를 겪는다. 나는 채용의 시대에 입사해서 현재 속도의 시대를 겪고 있다. 속도의 시대를 겪으며 우리 회사만 이렇게 속도, 속도 하나? 란 생각을 했는데 일반적인 현상이구나란 마음에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ㅎㅎ 세션에서 속도의 시대의 TPM이 해야할 일도 명확히 제시해주셨다.

    • 기술적이해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각 팀의 마찰/비용이 가장 적고 임팩트가 가장 높은 일을 설계하는 능력
    • 우리 팀이 다음주에 뭘 하고 있을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으며 목표를 향해 가는 지형을 예측하여 시나리오를 짜고 플래닝을 하는 능력
    • 제품에 대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고 리더를 대상으로 제품 브리핑을 어느정도 해상도로 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 능력

    들으며 많은 공감이 되었고 아 그래, 생각해보니 다 내가 하는 일이었구나 싶었다. 저 셋 중 내가 가장 부족한 점은 2번인데 지형을 예측하고 팀원들이 그 지형에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더 서포트하여 목표를 완수할 수 있게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 

     

     

    3. 신사업 론칭 성공을 위한 TPM의 역할과 뷰 - 컬리 박수석님

    듣고나니 기억에 남는 것은 '그러던 어느 1월...(문제 터짐)' 이기도 한 세션 ㅎㅎ 컬리의 역사와 그 과정에서 TPM이란 직무가 어떤 일들을 했는지를 소개해주셨다. 이분은 TPM을 3단계로 정의해 주셨다.

    1. 토탈 필수업무 매니저: 초기 스타트업, 불분명한 R&R과 담당자-담당자간의 업무로 업무 범위가 끝없이 늘어나는 시기
    2. 토탈 프라블럼 매니저: 서비스 성장기, 고객/매출이 급격히 성장하며 넘쳐나는 이슈들을 대응하는 문제 해결 시기
    3. 테크니컬 프로그램 매니저: 서비스 성숙기, 프로세스&커뮤니케이션의 복잡도가 증가하여 기술로 사람과 프로젝트를 연결하는 시기

    나는 현재 2번의 단계에 있고 매일매일 넘치는 이슈들 때문에 하루종일 이슈 해결만 하다가 집에 갈 때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이슈를 모으고 정리하고 시스템 내에서 어떻게 해야 이슈 해결을 실행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말씀주셨다. 정말 좋은 인사이트가 되었고 내 업무에도 적용해볼 계획이다.

     

    Q&A 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몇가지만 소개해보자면

    • 서로 다른 직군들을 설득시키는 방법: 내가 더 잘 알면 다들 공감해준다, 경험치를 무시할 수 없다, 각 팀장들과 많이 이야기하려 노력했고 그런 커뮤니케이션, 조율 등을 할 수 있어야 tpm의 역량발휘가 된다. 단 상대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해야 가능하다(어떤 기능이고, 어떤 어려움이 있고 등등)
    • 프로덕트 메이커와 유저간의 간극: 유저가 생각하기엔 써서 좋아질게 없으면 안쓰는 거다. 아... 이건 진짜 뼈아팠다, 유저에게 이점이 없는 기능을 만들고 있진 않은지 다시한번 고민해보게 됨

     

    4. Monte Carlo simulation in Project planning with LLM - 쏘카 홍영기님

    이번 세션은 특이하게도 실습을 해볼 수 있는 세션이었다. 프로젝트 시작 전 LLM을 통해 만번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최대한 결과값과 유사한 계획을 수립하는 방법을 소개해 주셨다. 연사자분께서 실제 프롬포트를 공유해주시고 앞에서 직접 시연해주시며 차근차근 따라하여, 최종적으로는 경영진에게 보고할 수준의 보고서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이 목표였다.

     

    세션을 통해 WBS 짜는 법도 배움

     

    프로젝트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 각 단계별로 어떤 업무가 필요한지, 해당 업무들의 Story Points를 계산하는 법, 그리고 몬테카를로 시뮬레이션 형태로 LLM이 수천번 이상의 시뮬레이션을 돌려 최종 기대 확률을 뽑아내는 방법 등을 상세히 가르쳐 주셨다. 나는 지금도 초기 기획서를 쓸 때 LLM을 활용하는데, 시뮬레이션 반복을 통한 기대 확률 도출이란 새로운 방법론을 이 세션을 통해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어떤 단계에서 리스크가 발생하여 일정 지연이 되는지, 그 리스크를 완화할만한 전략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는 프롬포트도 다 알려주신다. 쏘카에서는 이런 실험이나 방법론 연구도 많이 하는구나, 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ㅎㅎ

     

     

    5. TPM의 포지셔닝 - 우아한형제들 양주미님

    우아한형제들에서 TPM이라는 직무가 어떤 흐름을 따라 만들어졌고, 어떤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지를 사례 중심으로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초기엔 별도 팀도, 명확한 역할도 없이 그냥 “중요한 프로젝트 좀 도와줘!”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중요한 프로젝트 + 조직을 함께 서포트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며 팀의 역량과 가치를 스스로 높여나가신 케이스.

     

    인상 깊었던 포인트 몇 가지를 정리하자면,

    • 프로젝트 매니징 체크리스트 공유: 다른 동료들이 프로젝트를 더 잘 이행하는걸 돕기 위해 프로젝트의 시작~운영 후까지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 체크리스트 가이드로 만들어 공유 하셨다. 나도 작년에 사내에서 스터디를 하며 아마존의 6 pager를 기반으로 1 pager를 쓰는 법을 정의했고, 그 이후 일을 하기 전에는 필수적으로 쓰고 들어간다. 다만 1 pager는 프로젝트의 기획 ~ 오픈 전까지만 다루고 있고 해당 스터디를 들었던 멤버들만 주로 활용한다. 이것을 더 많은 사람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 후 ~ 운영 체크리스트를 보강하여 사내에 가이드로 공유해볼 계획이다. 
    • 레거시+이해관계가 복잡한 프로젝트도 결국 설득으로 풀어내는 법: 요구사항 정리만 수개월이 걸리고 레거시가 너무 큰 서비스 개선을 맡으셨던 이야기도 해주셨는데, 너무너무 어려웠지만 결국 일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고 설득하고 정리하며 해결하셨단 사례도 공유해 주셨다.
    • 전사 프로덕트 로드맵 시각화 및 공유: 배민에서는 굉장히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를 한 곳에 모아 정리하고 사내에 공유하여 팀간의 이해도가 높아졌단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면 우리 회사도 전사 프로덕트 로드맵이 있긴 한데, 일부 멤버에게만 공유가 되고 있다. 모든 직원이 접근하고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해 더 몰입할 수 있도록 사내 공유를 제안해볼 예정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소개해주신 TPM의 핵심 역량들이 진짜 맘에 와닿았다. 두고두고 저장해놓고 힘들 때 새겨봐야지 ㅎㅎ

     


     

    이렇게 유익한 세션들이 끝나고 연사분들과 좀 더 가까이서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 후 간단한 이벤트와 네트워킹 타임을 가졌다. 

    나는 이날 다른분들 명함을 10장 이상 획득하여 상품도 탔다ㅎㅎㅎ 티셔츠 너무 갖고 싶었는데 교환해주신 분 감사합니다! 

     

    네트워킹 시간에는 테이블에서 다른 분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는데,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문제를 해결하시는 분들이라 서로의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여기저기서 조언을 해주는 훈훈한 광경이 많았다. 나도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고민이 있었는데, 저 이런 고민이 있어요 하고 말하자마자 다른 분들께서 나도 그런 상황에 놓인 적이 있다며 그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도와주시거나 해결할 수 있도록 이렇게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하고 솔직히 조언해주셨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번 밋업이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TPM들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안에서 서로의 고민이나 문제를 도와가자는 다음 스테이지도 소개해주셨다. 행사 종료 후 초대메일 보내주신다고 하셨는데 빨리 왔으면 좋겠다ㅎㅎ

     

    마지막은 행사를 갔다온 동료와 나눈 이야기. 너무 좋은 인사이트가 되었고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의욕으로 더 열심히 문제를 해결해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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